"저는 산미 없는 고소한 걸로 주세요."
카페에서 한 번쯤 해본 말이죠? 커피의 산미는 불쾌하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어요. 찌르는 듯한 산미에 얼굴을 찡그린 기억이 있다면 더더욱요.
그런데 그 불쾌한 시큼함, 사실 산미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 오늘은 혼동하기 쉬운 두 가지, 원두 본연의 맛 산미와 잘못 내려진 커피의 시큼함을 구별해봐요.
시큼한 맛, 덜 우러난 커피가 남긴 흔적
우리가 찡그렸던 그 맛, 범인은 원두가 아니라 과소추출(덜 우러난 추출)일 수 있어요.
커피를 내리면 성분들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순서대로 녹아 나와요. 가장 먼저 산미가 추출되고, 단맛과 쓰고 묵직한 바디감이 순서대로 뒤따라요.
그런데 추출이 도중에 끊겨버린다면? 산미만 덩그러니 남고, 그걸 받쳐줄 단맛은 원두 속에 그대로 갇혀버려요.
그 결과, 식초처럼 시큼한 맛만 도드라지고 다른 맛과 향은 없이 밍밍한 커피가 된답니다.
카페에서 느꼈던 그 '산미'는 빠른 서빙을 위한 과소추출이 원인인 그저 '시큼한 맛'이었을 수 있어요.
산미, 원두 본래의 상큼함
커피 원두는 사실 가공 전 '커피 체리' 상태였을 때부터 특유의 상큼함을 품고 있어요.
레몬의 톡 쏘는 밝은 상큼함을 연상시키는 구연산과, 사과의 달콤하고 청량함이 떠오르는 사과산 등이 원두의 산미를 구성해요.
에티오피아 원두 봉투에 '오렌지', '자스민' 같은 단어가 적혀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향료를 넣은 게 아니라, 원두 안에 원래 그런 맛이 들어 있는 거죠.
좋은 커피는 이 상큼함과 쥬시한 단맛이 함께 어우러져요.
산미가 매력인 곳, 에티오피아와 케냐
좋은 산미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와 케냐 산지 원두를 추천해요.
둘 다 해발 1,500m에서 2,200m를 오가는 서늘한 고지대에서 커피가 자라요.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열매가 천천히 익으며 상큼한 단맛이 가득 차올라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오렌지와 꽃향기가 복합적으로 느껴지고, 케냐는 자몽이나 블랙커런트(검은 베리)처럼 선명하고 쥬시한 새콤함이 특징이에요.
산미 있는 원두가 처음이라면 너무 밝지 않은 미디엄 로스팅 원두로 시작해보세요. 커피의 온도가 내려갈수록 과일 같은 상큼함이 더 또렷해지는 게 느껴질 거예요. 아이스로 마셔도 마치 에이드를 마시는 듯 색다른 경험이 될 거예요.
'산미 있는 커피'에 도전해보면 완전히 새로운 커피의 세계를 경험하실 수 있어요. 다음에 카페에서 '오렌지'나 '베리'와 같은 컵노트를 발견하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내 입맛에 딱 맞는 첫 산미 원두를 찾고 싶다면 CoffeeByMe 원두 추천에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