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 커피지만, 원두 봉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낯선 단어들이 적혀 있어요.
'블루베리', '밀크 초콜릿', '자스민'... 누군가는 "커피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나?"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해요.
오늘은 커피의 성적표이자 초대장인 컵노트(Cup Note)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가장 먼저 오해를 풀고 싶어요. 컵노트에 적힌 과일이나 꽃 이름은 커피에 해당 향료를 첨가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와인처럼, 원두가 자란 토양(테루아)과 품종, 그리고 볶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향미를 우리가 이미 아는 맛에 비유한 것이죠.

AI로 생성된 이미지
전문가들은 수많은 약속된 단어들이 적힌 'Flavor Wheel(향미 휠)'을 기준으로 맛을 기록합니다. 우리가 이 지도를 조금만 이해하면, 오늘 마시는 커피가 왜 어제보다 더 향긋한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어요.
복잡한 용어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크게 세 가지 갈래만 알아도 내 취향의 커피를 고르는 눈이 생기거든요.
레몬, 오렌지처럼 상큼하거나 딸기처럼 달콤한 산미가 느껴집니다. 주로 가볍게 볶은 원두(약배전)에서 많이 나타나요.
구운 견과류, 카라멜, 초콜릿 같은 맛입니다. 한국인이 가장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고소한 커피'의 정체죠.
맛이 아니라 '질감'입니다. 물처럼 가볍운지, 혹은 우유처럼 묵직하게 입안을 감싸는지에 대한 기록이에요.
이제 원두를 고를 때 컵노트의 순서를 확인해 보세요. 보통 가장 지배적인 맛을 맨 앞에 적습니다.
예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만약 산미가 싫다면 '초콜릿', '구운 아몬드'가 맨 앞에 적힌 원두를 고르면 됩니다. 실패할 확률이 확 줄어들 거예요.
커피는 온도가 변함에 따라 맛이 드라마틱하게 바뀝니다. 뜨거울 땐 고소함이 강했다가, 식으면서 숨어있던 과일의 산미가 선명해지기도 하죠.
이번 주말에는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식어가는 과정에서 컵노트 속 어떤 단어가 내 혀끝에 닿는지
한 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